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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린의 B:무비]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2020-08-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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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이 방에 틀어박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 못 본 영화 찾아보기, 또는 예전에 봤지만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를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 그중 ‘이 영화 봐도 될까?’ 망설여졌던 이들을 위해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모든 것을 변형시키는 공간이 있다. 그 안에 발을 들인 순간 기억은 사라지기 시작하고 깊이 들어갈수록 상상 그 이상의 존재들을 마주하게 된다. 답답한 방 안에서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을 트는 순간, 신비로움에 빠져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감독 알렉스 가랜드)’은 출입이 금지된 의문의 격리 구역 ‘쉬머’로 일급 기밀 임무를 떠난 남편 케인(오스카 아이삭)이 실종된 후, 그를 구하고자 탐사대와 ‘쉬머’ 탐사를 떠나는 레나(나탈리 포트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레나는 전직 군인이었던 생물학자 겸 교수다. 1년 전 비밀 임무를 떠나 사라졌던 남편 케인이 돌아왔지만 어떤 것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몸이 좋지 않다며 피를 토하는 그를 응급실로 이송하던 중 정체 모를 이들에게 납치된 레나는 X구역에서 눈을 뜨고, 케인이 의식 불명 상태가 된 것을 보게 된다. 그는 고민 끝에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쉬머’로 향하는 심리학자 벤트레스(제니퍼 제이슨 리), 응급 구조사 애니아(지나 로드리게즈), 지형학자 캐시 셰퍼드(튜바 노보트니), 물리학자 조시 라덱(테사 톰슨) 팀에 합류한다.



▶추천 포인트 ① : 몽환적인 영상미, 판타지 이상의 스토리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은 제프리 밴더미어의 3부작 소설 ‘서던 리치’ 시리즈 중 ‘소멸의 땅’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앞서 영화 ‘엑스 마키나’를 통해 뛰어난 시각 효과와 영상미를 보여준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소설 속에서 표현된 장면들을 과하거나 난해하지 않게 잘 담아낸다. ‘쉬머’에 들어간 순간부터 끝도 없이 펼쳐지는 정글 같은 풍경과 한 가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라는 식물들, 뿔 대신 꽃가지가 머리에 자란 사슴 등 판타지 같은 비주얼을 자랑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신비로운데, 그에 맞춰 흐르는 음악 또한 차분하고 레나의 회상 장면이나 긴장감을 조성할 때 등을 제외하고 팀원들이 대화하거나 중요한 장면에서는 사용 빈도가 적어 스토리에 집중하기 좋다. 하지만 ‘쉬머’의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사람의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는 곰 등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형태의 돌연변이가 진행된 생명체들이 등장하며 미스터리한 공포를 선사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추천 포인트 ② :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강렬하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

탐사대의 목적지인 등대에 가까워질수록 ‘쉬머’ 안에서 정보를 모을수록 갈등이 심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팀원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점점 거칠어지고 감정적으로 변하는 애니아, ‘쉬머’의 비밀을 알고 직면하고 싸우길 거부하는 조시, 어떤 상황이든 끝까지 목적지로 향하려는 벤트레스, 늘 침착했지만 갈수록 혼란스러워하는 레나 등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각 캐릭터들이 가진 개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영화 초반에는 두려움보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팀원들이 ‘쉬머’라는 낯선 공간에서 기괴하고 충격적인 일들을 겪으며 점점 달라지는 모습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더욱 몰입하고 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레나 역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다.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돌아오고 이후 모든 게 갑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한다. 눈을 떴을 때 달라진 풍경과 남편의 상태, 3년 동안 아무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쉬머’의 존재 등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이 많았음에도 늘 침착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초반부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쉬머’에 발을 들인 후에는 갑자기 들이닥친 위험에 당황하지만 바로 자세를 잡고 총을 쏘는 등 뛰어난 대처 능력과 액션도 완벽 소화했다.



영화 후반부에 돌아갈 생각이 없어 끝까지 목적지로 나아가는 벤트레스와 다르게 남편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포기하지 않는 레나지만 잠시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무언가를 토해내듯 소리 내며 울다가 짧은 시간에 추스르고 나아가는 모습만으로 레나의 복잡한 감정 상태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오스카 아이삭, 제니퍼 제이슨 리, 지나 로드리게즈, 튜바 노보트니, 테사 톰슨 등 다른 배우들도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연기를 보여줘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 SF, 스릴러, 판타지,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전개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115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진 ‘쉬머’의 세계에 빠져든 순간 시간이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청소년관람불가.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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