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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목)

[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㉑] 은밀할수록 잔인하다! 노출 패션

2020-03-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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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관능미는 감출수록 가혹하고 은밀할수록 더 매력적입니다. 최소한의 노출이 답입니다. 상대의 상상력을 자극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40대 중반 주부의 내면에는 수많은 여자가 살고 있습니다. 청바지에 티셔츠가 익숙하고 두툼한 점퍼에 롱스커트가 더 익숙한 아줌마로 지냅니다. 하지만 가끔은 제 안에 감춰진 또 다른 자신을 꺼내 보고 싶은 충동이 일곤 합니다.

그런 날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요. 옷장을 뒤져서 생각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옷을 꺼내 입고 그 옷에 어울리는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정성을 들입니다. 그때 저는 어린 시절 인형 놀이를 하던 때도 생각나기도 하고 설렘에 색다른 기분도 느낄 수 있어 기분은 좋아집니다.

옷으로 연출할 수 있는 여자의 매력은 정말 다양하죠. 저도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그 연출의 매력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입고 싶은 옷이 많고 도전해 보지 못한 ‘스타일’이 많으니까요. 요즘 저의 관심 중 하나는 ‘은근히 섹시한 데일리룩’입니다.

출산 후 몸에 변화가 생긴 뒤로는 ‘여자로서의 매력’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더라고요.
홈케어와 운동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지만 무서운 세월이 주는 부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젊음이 재산이었던 20대에는 핫팬츠나 비키니 수영복만 입어도 제가 무척 만족이 되었지요. 어린 맘에 과감한 노출 의상도 거리낌 없이 입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곤 했네요. 하지만 결혼하면서 이런 노출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누군가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라는 ‘타이틀’이 주는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여자는 세상이 정한 형식적인 답안을 벗어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제 안의 ‘여자’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우선 과도한 노출은 삼가되 몸의 아름다운 굴곡을 드러내 주는 옷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습니다.

요가복이나 레깅스는 몸을 드러내지 않지만 묘한 섹시함을 느낄 수 있잖아요. ‘운동하는 여자’라는 건강한 이미지와 함께 적나라하게 드러난 몸의 실루엣이 옷 뒤에 감춰진 여자의 몸을 조금은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자는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있을 때 가장 섹시하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20대에 즐겨 입던 핫팬츠 대신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레깅스를 더 자주 입고 비키니 수영복보다 허리를 더 잘록하게 연출해 주는 모노키니를 선호합니다. 핫팬츠보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9부 팬츠와 살짝 허벅지가 드러나는 언밸런스 롱스커트로 멋을 내기도 합니다.

흔히 ‘섹시한 패션’이라고 하면 ‘노출’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는 관능미는 상상을 자극하는 ‘최소한의 노출’에서 비롯하는 것 같아요. 살짝 드러난 어깨, 움직임에 맞춰 살짝 보이는 발목, 언뜻 보이는 가녀린 목선처럼요.

여자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항상 ‘여자’로 기억되고 싶어 합니다. 살다가 문득 ‘내 안의 여자’를 표현하고 싶다면 그때 가끔 ‘유니콘 벨르제이’로 가벼운 노출을 즐겨 보세요. 지친 일상의 작은 활력이 되어 드릴 겁니다.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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