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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목)

[인터뷰] ‘코코미카’ 시연 원장 “고객 각자의 특별한 스타일 찾아 주는 것이 내 목표”

2019-11-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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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기자] 진정한 자부심은 어디서 올까. 스스로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자부(自負)’라는 말에 ‘마음(心)’이 더해진 자부심의 사전적 정의는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이다.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오롯이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에 대한 애정으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코코미카의 시연 원장. 그에게서 진정한 자부심을 봤다.

오랜 경력과 다수의 아티스트들을 담당해온 실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그는 스스로를 ‘일하는 소’라고 칭하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을 되돌아보며 매 순간, 모든 작업 정성을 기울이는 시연 원장을 보니 ‘즐기는 이는 이길 수 없다’는 옛말이 새삼 떠오르기도.

“남과 비교하기보다, 나에게 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태도는 담담하면서 늘 한결같다. 고객들을 대할 때도 막연히 유행을 추구하는 대신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주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는 시연 원장. 스스로 당당한 모습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그는 그래서일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다. 이웃집 언니처럼 편안하다가도, 일에 대해서만큼은 자신감 넘치는 그의 태도는 단연 긴 시간 동안 고객들이 그를 다시 찾게끔 만든 그만의 매력이 아닐지.

Q. 자기소개 부탁

“코코미카에서 헤어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엔터테인먼트 관련한 작업들에 집중해왔고, 지금은 일반 고객들이나 신부님을 위한 헤어 스타일링도 병행하고 있다. 미용을 시작한 지는 이제 18년 정도 됐다”

Q. 헤어 아티스트가 된 계기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조금 하다가 25살 때쯤 미용업계에 입문했으니 남들보다 시작이 늦은 편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어릴 적부터 집에서 ‘미용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곤 했었다. 아마 남들이 보기에 손재주가 좀 있어 보였나 보다.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도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을 즐기고 곧잘하는 편이다. 처음 스태프 생활을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시작해 화려한 걸 많이 접하다 보니 초반부터 큰 재미를 느껴 이렇게 오래 하게 됐다”

Q. 수많은 아이돌을 담당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아티스트나 작업이 있나

“씨스타. 내가 한 선생님 밑에서 굉장히 오래 있다가 처음 독립을 했을 때 맡게 된 친구들인데, 해체하기 직전까지 함께 작업했다. 아무래도 연예인 하면 어느 정도 거리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 친구들은 그런 것들이 전혀 없다. 다들 성격이 너무 좋아 아직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또 예전에 지방에서 우연히 친구랑 운동하러 갔는데, 한 여학생이 날 보고 크게 놀라더라. 이유를 물어봤더니 씨스타 멤버들의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봤다며 반가워했다. 마치 내가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더라(웃음). 의외로 이렇게 알아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뮤직비디오 촬영 작업들은 매번 기억에 남는다. 같은 멤버를 찍어도 콘셉트에 따라 또 다른 얼굴이 나오니까 항상 새로운 기분이다”

Q.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

“요새 워낙 모바일 앱이 잘 되어 있지 않나. ‘핀터레스트’라던가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을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또 예전에 나를 가르치셨던 선생님께서 항상 해외 패션쇼를 자주 보라고 강조하셨었는데, 시안을 만들기 전에도 패션쇼를 보며 많이 연구하곤 했었다. ‘이런 스타일은 이렇게 하면 더 예쁠 것 같아’ 등 서로 의견도 공유하면서”

Q. 아이돌(연예인) 헤어를 담당하다가 일반 고객들을 담당하게 됐는데, 차이가 있나

“아무래도 아이돌들에게 시도하는 작업들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그런 기술들을 사용하면 일반 고객님들 입장에서는 약간 다르게, 신선하게 느끼시기도 하는 것 같다. 특히 웨딩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고정적인 스타일이 있어 더 차이를 느끼시는 것 같다. 또 방송 스타일링의 경우, 긴 촬영 시간에도 세팅이 유지되려면 일종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경험에서 오는 긴 유지력이 장점이라고도 가끔 말씀드린다(웃음). 여성 고객들은 가끔 드라이를 해드리면 ‘이거 티브이에서 보던 스타일인데’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Q. 구체적으로 즐겨 사용하시는 아이템이나 특별한 스타일링 비법이 있는지

“후배들에게 많이 듣는 건 ‘매직기를 이렇게 쉽게 사용하는 선생님을 처음 봤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일반적으로 웨이브 연출을 할 때 보통 둥근 형태의 스타일링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매직기로 거의 모든 웨이브를 다 한다. 나만의 필살기다(웃음)”

Q. 스타일링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이상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너무 꼼꼼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웃음). 물론 기본적인 것들은 다 완벽하다는 전제하에. 스타일링을 마무리할 때 잘해드리려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인위적으로 보일 때가 많다. 여기를 조금 더 손대면 또 다른 곳이 보이고, 이런 식으로. 억지로 모양을 만들려고 하다 보면 점점 과해지거나 어색해진다. 후배들에게도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꼼꼼해야 할 때는 꼼꼼하게 하되 마무리할 때는 자신의 감성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것을 상대방에게 잘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Q. 웨딩 헤어, 신부 헤어를 담당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

“웨딩 역시 예전보다 많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정말 빈틈없이 완벽하게 스타일링을 했다면, 요새는 애교머리 등을 내린다거나 데일리 헤어처럼 연출하시는 분도 많고. 본식 때는 아무래도 신부님들도 어머님들도 눈에 보일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하시는데, 가벼운 대화로 조금이나마 풀어드리려 많이 노력한다"

Q. 요즘은 전문가들도 유튜브나 개인 방송을 많이 하는데, 진출 생각은 없나

“방송 권유는 많이 들어봤는데, 카메라 앞에 나서서 한다는 게 쉽진 않은 것 같다.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하지, 얼굴이 알려지거나 유명해지는 것을 원하진 않는다. 스스로 ‘일소, 일하는 소’라고도 자주 얘기한다(웃음). 묵묵히 뒤에서 내가 하는 일을 하고 싶다. 성향상 고객들께도 너무 먼저 뭔가를 권하거나 하지 않는 편이다. 고객이 부담을 느끼실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오히려 고객들이 먼저 터놓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다. 7~8년 된 오래된 고객들도 그런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고객들에게 ‘편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고객들도 나에게 편하게 상담하시고, 나도 진실되게 상담해드리고”

Q. 효과적인 헤어 케어 방법

“꾸준한 트리트먼트. 집에서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사실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고 싶다면 트리트먼트만큼은 웬만하면 샵에서 받는 걸 추천한다. 주기는 정말 안 좋으면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꾸준히 해주는 게 좋고, 평균적으로는 열흘에 한 번 정도를 권해드린다. 바탕이 잘 되어 있어야 내가 원하는 컬러도 하고, 펌도 할 수 있으니까. 먹는 것도 중요한데, 검은콩은 불변의 진리다. 그 외에 탈모나 이런 전문적인 영역은 병원을 가시는 것이 훨씬 효과가 빠르다고 현실적으로 말씀드린다(웃음)”

Q. 시연 원장이 생각하는 ‘2019 헤어 트렌드’는?

“자주 듣는 질문이긴한데 사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크게 유행이라는 것에 연연하시는 것 같지는 않다. 예전에는 트렌드가 자주 이슈화되고 보도도 많이 나갔는데, 요즘은 워낙 개인의 스타일이나 개성이 강하지 않나. 유행을 안다고 해도 사실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분들이 많다. 결국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신다. 어떤 것이 유행이라고 이야기하기 보다 고객이 가진 특성을 바탕으로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권해드리는 편이다. 기준이 되는 것으로는 크게 얼굴형과 스킨톤을 가장 먼저 보고, 특히 단점을 가리는 것보다는 장점을 부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자가 가진 분위기와 개성을 살려, 그 고객만의 특별한 스타일을 찾아 드리는 것이 내 목표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나에게 헤어란

“내 황금기를 오로지 헤어로만 보냈다. 내 20대 중반부터 30대를 함께 했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복잡한 마음. 힘든 일도 많았고, 때로 징글징글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웃음). 그런데도 계속하고 있더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주변에서는 천직인 것 같다고 한다. 머리를 만질 때 내가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남들이 볼 땐 다 똑같은 웨이브고, 올림머리지만 내 눈에는 정말 다 다를 때가 있다. 내가 했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정도로 너무 예쁘게 나왔는데 남들이 또 그걸 알아봐 줄 때, 이 재미에 한다는 생각도 들고. 내 결과물에 대한 뿌듯함, 작은 차이에서 오는 재미들, 이런 것들이 힘들어도 헤어를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지금도 혼자 시간이 나면 예전에 했던 작업들을 보면서 기억을 되새기곤 한다. 내가 작업한 뮤직비디오를 전부 돌려보기도 하고. 그것 또한 큰 연습이 된다. 단순히 떠올리기만 하기보단 마음에 들었던 작업들은 꼭 다시 한번 해본다. 그래야 진짜 내 것이 된다”

Q. 18년 차 경력인데 지금도 그렇게 연습을 하나

“끝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 갈수록 더 잘하는 사람도 많고, 지금 잘한다고 자만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도 꾸준히 연습한다. 유독 여자 머리를 좋아해서 ‘이런 걸 어떻게 했지’ 싶은 것은 유튜브 등을 찾아보면서 꼭 한 번씩 직접 해봤다. 내가 매일 하는 머리는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 물어봤을 때 할 줄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면서 두 번이 됐든, 세 번이 됐든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했다. 다른 선생님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다. 주변에 같이 일했던 선생님들과도 서로 영상을 보며 ‘이런 건 어떻게 할까’하는 토론 아닌 토론, 공유를 많이 했다. 그렇게 서로 가진 기술을 나눈 것은 내게도 큰 장점이 됐다”

Q. 스태프 생활을 9년이나 했는데, 힘들진 않았나

“오히려 스태프 시절 초기에는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재밌었다. 6~7년 차까지도 배우는 게 재밌어 힘든 줄을 몰랐다. 8년 차에 접어들고 나이가 차기 시작하니 서서히 부담감이 커졌다. 주변에서 ‘너 이제 디자이너 할 때 됐는데’하는 얘기를 자꾸 들으니 마음도 급해지고. 엔터테인먼트 쪽은 특성상 외부 출장이 잦은데, 부모님께서는 자세한 걸 모르시니 ‘네가 실력이 부족해서 자꾸 외부로 돌린다’고 생각하시고. 그만하고 고향으로 내려오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가족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그때 많이 힘들었다”

Q. 헤어 아티스트로서 가장 뿌듯할 때가 있다면

“사실 모든 순간이 뿌듯하다. 내가 했던 머리가 티비에 나올 때, 내가 해드린 머리를 고객이 마음에 들어 하셔서 후기까지 남겨주실 때 등등.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자면, 언젠가 연예인 스타일링 작업을 하는 내 모습이 우연히 카메라에 잡혀 티브이에 나온 적이 있었다. 엄마가 그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메신저 메인 화면에 해놓으셨더라. 나도 몰랐던 내 사진을 어디서 구하셨는지. 그때 정말 뿌듯했다”

Q. 나만의 스트레소 해소법 / 취미

“워낙 혼자 잘 논다.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편이기도 하고. 쉬는 날 집에 잘 없다. 굳이 비싼 곳 가서 쉬고 이런 게 아니더라도, 어디든 나가려고 한다.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땐 쉬는 날이면 무조건 대학로에 갔다. 번화가 벤치에 앉아서 사람 구경도 하고, 카메라 들고 가서 특이한 머리 한 분에게는 ‘미용하는 학생인데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런 게 다 공부가 된 것 같다. 스태프 생활 동안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기도 하고”

Q. 롤모델

“구체적인 인물을 찾자면 딱히 없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다른 누구처럼 되고 싶다기보단 나에게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남이랑 비교하기 보다 ‘난 나만의 것이 있고, 나도 언젠간 잘 될꺼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지난 날을 돌이켜 봐도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해서 후회가 없다. 누구한테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는 자신감이 있다. 자존감이 높다고 해야 하나(웃음)”

Q. 후배 헤어 아티스트들을 위한 조언

“흔하게 포기하지 말란 말보단, 과정을 즐기란 말을 해주고 싶다. 물론 과정이 힘들고 디자이너가 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스태프일 때는 스태프로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디자이너가 되면 디자이너로서, 또 원장이 되면 원장으로서. 지금 주어진 순간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커져 있는 걸 느낄 때가 온다. 요즘은 우리 때와는 세대가 달라서 이것저것 해보다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은데, 꼭 힘든 일만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로지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스트레스겠지만, 만약 재밌어한다면 분명 더 재밌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그걸 받아들이려면 그만큼 또 준비되어 있어야 하니 즐기되 연습도 꾸준히 해야 하고”

Q. 시연 원장이 생각하는 아름다움

“당당함. 어디 가서 눈치 보지 않고, 주눅들지 않고 소신껏 사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 같다. 내가 내 자신에게 당당하다면 스스로가 예뻐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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