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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토)

‘가을 우체국’, 보아가 물음표와 느낌표를 안기다 (종합)

2017-10-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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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보아가 최루성 멜로를 선보였다.

영화 ‘가을 우체국(감독 임왕태)’의 언론시사회가 10월12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임왕태 감독, 보아, 이학주, 오광록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가을 우체국’은 일본 오리콘 차트를 호령하던 아시아의 별에서 이제는 배우로 거듭난 보아의 세 번째 스크린 주연작이다.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그는 자신의 장기인 춤을 도구로 댄싱 로맨스를 펼쳤다. 이어 같은 해 개봉한 ‘빅매치’에서는 이정재 등과 호흡하며 다른 결의 홍일점을 담당했다. 이번에는 순수 로맨스다. ‘이번 가을 가장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일 영화’라고 홍보되는 ‘가을 우체국’에서 보아는 또 어떤 연기를 전달할까.


‘가을 우체국’은 굉장히 느린 영화다. 느린 영화라는 것. 상업 영화의 대척점에 서있다는 인상을 전달한다. 그런 점에서 ‘가을 우체국’은 상업적 면이 배제된 영화이기도.

서울필름아카데미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동아방송예술대 영화과 교수를 맡고 잇는 임왕태 감독은 “잔잔하고 느리게 가는 일본 영화처럼 초반만 지나면 몰입과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시작을 떠올렸다. 더불어 그는 “다들 투자가 안 된다고 했다. 상업적이지 않아서. 고생스럽지만 예산도 모으고, 베테랑 연기자 분들과 스태프 분들이 예산 상관없이 희생해서 여기까지 왔다”라고 제작의 힘듦을 언급했다.


아마 매표소에서 표를 발권하는 관객 대다수는 ‘가을 우체국’의 관람 이유를 이유를 주연 배우 보아에게서 찾을 것이다. 그는 이번 작에서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스물아홉 수련을 연기했다. “수련이라는 캐릭터는 감정선이 굉장히 어려웠다.” 또한, 그는 “혼자 술을 마시면서 준(이학주)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원 테이크로 이루어진 신이었다. 감독님께서 다섯 테이크를 가시더라. 진을 많이 뺐다”라고 촬영을 회상했다.

스포일러 내지 미리니름이 될 수 있기에 자세한 언급이 힘들지만, 극중 수련은 아픔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고, 그것을 통해 객석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픔을 전달한다. 취재진은 보아에게 연기 경력에 비해 비중이 큰 역할이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이에 보아는 이렇게 비중이 클지 몰랐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수련은 비밀을 숨기고, 극의 중반 그 비밀을 언뜻 흘리며, 종반에 가서는 감정을 폭발시킨다. 이 가운데 비밀을 숨기는 보아의 연기는 기술은 문제 없으나 감정의 이입을 방해한다. 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다년의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송옥숙, 임현식, 조희봉이 시골 마을의 고즈넉함이 온 몸에 배인 생활 연기를 표현했기에 더더욱 굳어 보였다. 그러나 보아는 종반 수련의 감정이 터질 때 타 매체 기자도 인정한 연기를 선보였다.


비밀을 간직한 수련의 곁에는 스물여섯 준이 있다. 수련이 돋보이기 전 이목을 끄는 역할은 단연 준이다. 열여섯의 나이에 수련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10년 후에 결혼하겠다는 의지로 세계 여행을 계획하는 준. 하지만 어느 이유에서인지 수련은 그를 밀어낸다.

이학주가 준을 표현했다. 그는 단편 및 브라운관에서의 작품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배우다. 이학주는 “준은 아무래도 수련이만 사랑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준이의 마음으로 수련이를 사랑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소개했다.

수련의 마음에는 두 명의 남자가 있다. 한 명이 준이라면 다른 하나는 그의 아빠다. 추억 속에 자리 잡은 그리운 아빠는 오광록이 연기했다. 아빠는 느린 속도로 걸어가는 영화 중간마다 쌍따옴표를 적어 넣는다. 문학적 대사는 관객이 영상을 집중하는 동시에 머릿속에 생각이란 쉼표를 안긴다. 오광록은 “이 시나리오를 만났을 때는 오늘 우리가 본 영화보다 훨씬 더 시적이었다”라며 구어체 표현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서두에 배우 보아가 어떤 연기를 전달할지 물음을 던졌다. 연기의 가치 유무는 그것을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는가에 달렸다. 이 가운데 보아의 연기는 전반이 물음표였다면, 후반은 느낌표였다. 물론 후반의 감정 이입은 각본의 힘이고, 연출의 힘이고, 임현식을 비롯한 베테랑 연기자가 이뤄낸 감정의 지반에서 피어오른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보아는 관객이 탄식한 처음의 아쉬움을 이겨내고 후반에 홈런을 날렸다.

한편 영화 ‘가을 우체국’은 스물아홉 수련(보아)에게 물든 애틋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사랑과, 그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남자 준(이학주)의 풋풋한 첫사랑을 동화 같은 로맨스로 그려낸 작품이다. 앞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상영되며 젊은 세대의 따뜻한 공감을 불러 모았던 바 있다. 극장에는 10월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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